제목: 흉년, 죽음, 생명
본문: 룻기 1:1~14
룻기는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입니다. 나오미의 두 며느리를 향한 사랑, 룻의 시어머니 나오미를 향한 사랑, 그리고 보아스의 룻을 향한 긍휼과 사랑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또한 룻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 같이 너무나 선하고 아름답기에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하여금 잔잔한 기쁨과 정서적인 평안을 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룻기를 처음 읽는 사랑들은 룻기를 전부다 읽기 전에는 이러한 내용의 책이 성경에 포함되어 있는 것에 의구심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룻기는 우선 이스라엘의 주된 역사 이야기가 아닌 배경 이야기이며,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 직접 간섭하셔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볼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룻기의 마지막을 보면 이 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왜냐면 룻기의 마지막에 다윗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을 낳았더라”(4:22) 이렇게 보면 룻기는 정말 구약 가운데 너무나도 중요한 책 중 하나임을 깨닫습니다. 한마디로 룻기는 다윗의 용비어천가인 것입니다.
마지막 구절을 보는 순간 룻기 전체 내용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룻기가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이었던 (그리고 예수님을 상징하는) 다윗의 족보와 그의 조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라면, 나오미와 룻과 보아스의 모습들과 그 내용들을 다시 해석하게 되는 것입니다.
룻기 1장 1~14절에는 룻(뜻: 기쁨)과 그의 남편 엘리멜렉(뜻: 나의 하나님이 왕이시다)이 베들레헴에 살다가, 흉년을 맞아 모압으로 이사를 합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룻은 그의 남편과 두 아들을 모두 잃게 됩니다. 이는 한 가정의 크나큰 불행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실은 당시 이스라엘의 영적 상태를 이야기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흉년은 영적 기근을 이야기합니다. 그저 살기 위해 모압으로 이주를 했는데, 그곳에서 그 가정의 영적 제사장들이며 기둥과 같은 남자들을 모두 잃었습니다. 이는 마치 이스라엘이 사사들을 잃은 것과 같은 상황인 것입니다. 이스라엘에서 가정의 남성들을 모두 잃었다는 것은 이제 살아갈 방법이 전혀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여성들만 남았다는 것은, 그 가운데 정말 아무 능력도 없고, 힘도 없는,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이들만 남았다는 것입니다.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완전히 없어진 아주 절망적인 상황인 것입니다. 이스라엘 또한 참된 사사들을 잃어가는 상황 가운데,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에 절망하는 그런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우리 삶 가운데 이런 문제들이 발생할 때들이 있습니다. 재정이 어려워지고, 직장을 잃고, 의지하던 사람들이 떠나가는 등… 우리의 소망이 전혀 없어진 것만 같은 상황이 펼쳐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일하심은 신비한 것인… 하나님은 힘없고 능력은 없고 보잘 것 없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닮은 신실한 여성들을 통해 일하기 시작하십니다. 제사장이나 사사가 다 죽어 사라진 상황이지만, 하나님은 그곳에 약하고 힘없는 남은 이들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계속해서 이루어 가시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1장에는 여러 차례 “돌아오려 하여”, “돌아오려고”, “돌아가고”, “돌아가라”…와 같은 표현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이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생명)께로 돌아가려 하는 힘겨운 싸움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여인들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유다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마치 돌아온 탕자처럼) 그 가운데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하나님 품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룻기 4장 15절에는 다른 여인들이 룻의 아기인 오벳을 “생명의 회복자”라고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표현의 원어적 의미는 “생명들 돌아오게 하는 자”라는 뜻입니다. 모든 것을 잃고, 그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던 힘없고 보잘 것 없는 두 여인을 통해 다윗이 태어나고 이스라엘이 하나님(생명)께로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룻기의 내용을 통해 요즘 우리의 상황들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뉴질랜드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 가운데, 점점 물질적 영적 흉년을 경험하기도 하며, 때로는 의지하던 이들도 떠나가고, 힘없고 능력없는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사로잡힐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보시는 것은 우리의 능력과 지혜가 아닌…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가는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나오미, 룻, 보아스 모두 하나님의 마음을 닮은 자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다윗과 같은 왕이 탄생했던 것은 아닌가도 생각해봅니다.
지금 우리 가운데 일어나고 있는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들 가운데, 그 무엇보다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가기를 소망합니다. 그런 우리의 마음을 통해 하나님은 일하실 것이고, 우리를 생명으로 돌아오게 하시고, 또한 다윗과 같은 열매들을 허락하시리라 믿습니다.
사랑하고 감사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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